귀령단의 방향성
세부적인 게임의 방향성과 기획에 관해 팀원들과 소통이 잦아지면서
내가 원하는 게임이 무엇인지, 바라는 게임의 방향에 대해 고민이 많다.
아니 고민이라기보다는,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은 간단명료하다.
1. 조선을 배경으로 한다.
- 왜 하필 조선? 답은 간단하다. 나는 한국사람이고 한국 역사에서 많은 매력을 느낀다.
특히 요즘 게임업계를 보며 아쉬운 점은
쏟아져 나오는 게임들의 배경이 대다수 일본과 중국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세배경은 두 말하면 잔소리고..)
그리고 이 세계관이 타 문화권에도 매력적으로 다가간다는 것이 너무 배아프다.
한국이 그렇게 내새울 것이 없던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다만 시도를 하지 않았을 뿐이다.
왜 시도를 하지 않았을까?에 대한 답은 추측만 가능하지만,
일단 사업성이 보장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엇이든 큰 규모의 게임은 시작조차 엄두가 나지 않았을 것이고
더군다나 과거에 시도되지 않았던 "조선"을 기반으로 한다?
투자자들의 이목을 가져갈리가 없다.
그렇다고 인디개발쪽에서 하기에는 공수가 많이 들뿐더러, 짜잘짜잘한 이슈들이 너무 많다.
단순히 한복만 하더라도, 복식이나 디자인이 3D로 구현되기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양질의 컨텐츠가 나오기 어려운 것이고, 결국 잊혀지는 것이다.
2. 스트레스 FREE, 그리고 밝은느낌과 어두움이 공존하는 게임.
- 왜 이렇게 요즘 다크소울 장르에 맞춰 게임들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게임이란게 답이 없는 것인데, 흥행하는 트렌드에 따라가 배경만 바꾸고
같은 장르에 도전하는 개발사들이 솔직히 나는 좀 아쉽다.
물론 이 또한 사업적인 이유가 분명 있겠고,
취향차이도 있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소울류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다.
게임을 하면서까지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은게 제일 크고,
무엇보다 소울류 게임을 하면서 내내든 생각은
왜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기분이 다운되어있어야 하지? 심각해야하지? 진지해야하지..?하는 것이다.
최근에 해외 게임 컨퍼런스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국내 게임 P도
비쥬얼적인 면과 개발력에 있어서는 정말 뛰어나보였지만 솔직히 플레이하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나의 이러한 마음을 대변이라도 해준 듯 게임 P 홍보영상의 댓글에
"게임은 잘 만든 것 같은데 하수구 냄새나는 게임은 하고 싶지 않아서 패스" 라고 적힌 것을 보며
조금 직설적이긴 하다만 나만 아쉬운 게 아니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기에 나는 좀 더 사람냄새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진지할땐 진지하게..가벼울 땐 가볍게..
서양 게임들이 이러한 점들을 잘 잡아서 게임에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 같다.
당연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에도 중간중간 사람냄새나는 요소들이
큰 영향을 주는 것 같지 않지만 관람자, 플레이어 입장에서 좀 더 현실감있게
"그 안에 있는" 몰입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여하튼 방금 인왕2를 30분 정도하고 너무 아쉬운 나머지
부랴부랴 글을 남겨본다.
아무것도 성취해보지도 않고, 게임런치도 안해본 나부랭이가 주절주절 적어봤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 담긴 글이다.
나는 나와 팀원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